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만 20~34세)이 4년 새 절반 넘게 줄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낮은 급여와 민원 스트레스 등으로 공무원 선호 현상이 옅어지며 공시생 수도 줄어드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대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일반 기업 취업 준비생은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로 늘었다.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20~34세 비경제활동인구(252만1000명) 가운데 7·9급 등 ‘일반직 공무원’(경찰·소방·군무원 포함) 시험을 준비한 인구는 12만9000명으로 전년(15만9000명) 대비 3만명 줄었다. 조사 기간 당시 일주일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청년 수를 의미한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청년층 공시생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31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23만9000명, 2023년 21만4000명에서 지난해 15만9000명으로 10만명대로 하락했고 올해는 2021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대비 공시생 비중도 2021년 10.3%에서 올해 5.1%에 그쳤다.
공직 선호 현상 약화는 행정고시로 불리는 5급 공채와 교직 등에서도 나타난다. 20~34세 5급 공채와 변리사·회계사 등을 모두 포함한 ‘고시와 전문직’ 준비생은 2021년 10만5000명에서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올해 8만1000명에 그쳤다. 교원 임용 준비생도 2020년 4만명에서 2023년 2만9000명, 지난해 2만3000명으로 줄어든 뒤 올해(2만4000명)도 2만명대에 머물렀다.
반면 대·중소기업 등 사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올해 23만명으로 전년(18만9000명) 대비 4만1000명 급증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공무원 지원자 감소 이유는 낮은 처우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2021~2023년 공무원 급여 인상률은 0~1%대로,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2.5~5.1%)의 절반을 밑돌았다. 올해 들어 3.0% 인상됐지만 지난 수년 간 실질 임금은 깎인 셈이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11월 공무원 2만70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공무원 지원자 수 감소 이유로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88.3%·중복 답변)가 가장 많았다. ‘악성 민원 스트레스’(39.8%), ‘수직적인 조직 문화’(15.9%)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