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사단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에는 한·중 관계 개선 의지와 시 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초청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은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왕 부장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고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이틀 전에 직접 저에게 이 말씀을 강조했고 시 주석에게 각별한 안부의 말씀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방중이 최근 몇 년간 엉클어진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물꼬를 트기를 바란다”며 “시 주석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주기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했다.
중국도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 왕 부장은 “오늘이 마침 중·한 수교 33주년 기념일인데 중국은 중·한 관계를 시종일관 중시해 왔다”며 “한국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이 통화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실질 협력을 심화하며 국민감정을 개선해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 위에서 안정적·장기적으로 발전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자 한반도 광복 80주년”이라며 “중국은 한국 등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선 승리의 성과와 국제 평화·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특사단 방중은 이 대통령이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과 맞물려 이뤄졌다. 박 전 의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갈등 속에, 더군다나 대통령께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다”며 “국익 중심 실용외교 정신에 따라 충실하게 이재명정부의 대외정책을 설명하고 대통령의 뜻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과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잘 정립하는 역할과 책임이 현 정부에 있고 그 첫 물꼬를 트게 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비전, 대외정책을 충실히 설명하고 서로 공통점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사단은 26일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한정 국가부주석 등을 만난다. 시 주석과의 만남은 중국 측 일정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 의원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단원으로 동행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