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실시된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시험에서 채점 규정을 잘못 적용해 지난해 방식으로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기관은 국가 전문자격 시험에 대한 채점 오류를 수험생의 문제 제기 이후에야 파악했다.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뒤늦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1일 결과가 발표된 장애인스포츠지도사 2급 파크골프 시험(실기 및 구술) 가운데 구술 평가가 시험 공고와 다른 방식으로 채점이 진행됐다. 당초 시험 공고에 따르면 구술 평가 배점은 규정 50점, 지도방법 50점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실제 채점은 지난해 방식인 규정 40점, 지도방법 40점, 태도점수 20점을 적용해 이뤄졌다. 구술 평가는 경기운영 등 규정과 장애유형에 따른 기술 등 지도 방법을 구두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지도사 시험인 만큼 경기 규칙이나 기술 등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시험을 주관한 대한장애인골프협회는 채점 오류를 인정했지만 재채점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당시 시험 담당 인력이 2명이라 바뀐 규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난해 규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상급단체인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파크골프 외에 같이 시험이 치러진 다른 28개 종목에선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파크골프 시험에 대해서 재채점 여부 등 추가 대책을 이달 말까지 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다만 재시험이나 재채점이 이뤄질 가능성은 떨어진다. 협회 관계자는 “재채점과 재시험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침이지만 일단 채점 방식과 관련해선 올해 규정을 적용하는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현실적으로 재시험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문제가 된 채점 방식을 바로 잡고 피해를 본 사람에 대한 구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스포츠지도사 시험에 대해 전반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채점 방식 오류가 시험 공정성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장애인스포츠지도사 등 스포츠지도사는 문체부가 관리하는 국가전문자격으로 올해 자격검정 필기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6만6487명에 달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가자격증은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 엄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책임 소재를 가려 조치하겠다. 다른 종목도 동일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