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페라발레단 제1무용수 된 강호현

입력 2025-08-25 01:21

발레리나 강호현(29·사진)은 355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정상 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의 차상위 계급인 프리미에르 당쇠즈(퍼스트 솔리스트)다.

150여명의 파리오페라발레단원은 카드리유(군무)-코리페(군무 리더)-쉬제(솔리스트)-프리미에르 당쇠르·당쇠즈(남녀 퍼스트 솔리스트)-에투알(수석무용수)로 나뉜다. 강호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17년 준단원으로 입단해 이듬해 오디션 1위를 차지하며 카드리유가 됐다. 2019년 코리페, 2023년 쉬제를 거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인으로는 에투알 박세은에 이어 지난 1월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올랐다.

최근 한국을 찾은 강호현은 “지난 1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언더스터디 리허설 도중 호세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의 호출을 받았다”며 “주역 발탁과 승급 소식을 동시에 들었다. 승급 콩쿠르 없이 예술감독 지명으로 된 경우라 정말 운이 좋았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프리미에르 당쇠즈는 주역을 맡기에 공연이 없는 날도 많다. 강호현은 “프랑스에 온 뒤 처음으로 저녁이 생겼다. 개인 연습과 재활 치료 등에 시간을 쓸 수 있어 좋다. 그 대신 주역에 대한 책임감도 커져 리허설부터 더 긴장된다”고 말했다. 승급으로 갈라 무대에 초청을 받으면서 활동 폭이 넓어졌다. 올여름 북유럽 3개국 크루즈 갈라, 일본 도쿄 ‘발레 슈프림’ 무대에도 초청받았다.

머지않은 시기에 에투알 승급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강호현은 활짝 웃었다. 그는 “당연히 바라지만, 에투알은 개인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예술감독과 이사회의 결정 등 여러 요소가 맞아야 할 수 있다”면서 “분명한 건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