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달라진 연구실적…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3건·전기차 0건

입력 2025-08-25 00:17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기아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하이브리드차 관련 기술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무했던 하이브리드차 연구개발 성과는 올해 상반기에만 3건을 차지했다. 반면 전기차 연구 실적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년간 전기차 관련 성과가 10건이 넘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24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가 발표한 연구개발 성과는 13건이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HEV·PHEV) 관련 과제가 3건, 수소전기차(FCEV) 관련 과제가 1건 포함됐다. 전기차(EV)는 없었다.

현대차가 성과를 낸 하이브리드차 분야 과제는 하이브리드·수소차 배터리를 활용한 V2L(배터리를 외부 전원으로 사용하는 기술) 컨버터, 예약 기능을 통한 주행 중 하이브리드 고전압 배터리 충전 모드, 충전 인렛(충전 케이블의 커넥터 연결 부분)이 없는 하이브리드·수소차를 위한 가정용 플러그 직결형 V2L 등이다.

그간 연구개발 성과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기차 분야는 올해 ‘0건’에 그쳤다. 2023년과 지난해엔 각각 6건의 전기차 연구개발 실적을 냈었다.

기아도 비슷하다. 올해 기아가 낸 연구개발 성과에서 하이브리드 관련 분야는 3건인 반면 전기차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엔 전기차 성과가 6건이었고 하이브리드가 없었다. 2023년에도 전기차 성과는 8건이었지만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기술과 중복되는 한 건에 불과했다.

이 같은 변화는 판매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1~7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1만48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6만8239대)도 전년 대비 55.4% 증가했지만 판매량 자체는 하이브리드차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중심 전환’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과제마다 기간과 완료 시점이 달라 성과가 특정 시기에 몰릴 수 있다. 하반기에 전기차 성과가 여러 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연구개발비를 2023년 3조9735억원(매출액 대비 2.4%)에서 지난해 4조5894억원(2.6%)으로 늘렸다. 기아도 같은 기간 2조6091억원(2.6%)에서 3조2473억원(3.0%)으로 확대했다. 상반기에도 각각 2조2545억원(2.4%), 1조7082억원(3.0%)을 썼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