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선에 오른 김문수·장동혁 두 반탄(탄핵 반대)파 후보가 선거 막판 차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후보는 대통합론을 내세워 친한(친한동훈)계 표심을 흡수하고, 장 후보는 반탄 선명성을 한층 부각해 김 후보 지지표를 앗아 오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24일 “장 후보는 우리 당 의원들이 이재명의 개헌 폭주를 막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탈할 것이라는 식으로 섣부른 낙인을 찍었다”며 “모든 세력과 연대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때 비로소 승리의 길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전당대회 후에도 “탄핵 찬성 세력과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것”이라며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우리 당에 필요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23일엔 안 후보와 점심 식사를, 조 후보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후보는 강성 당심에 호소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장 후보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친한계를 겨냥해 “김 후보는 탄핵 때처럼 당론을 어기거나 분열을 일으키는 분들도 끝까지 품고 간다고 하는데, 말씀대로 용광로가 될지 아니면 그냥 물만 끓는 주전자로 끝날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의 찬탄파 포용 행보에 대해서도 “결선에 가게 됐다고 표를 계산해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사람은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장 후보에 특히 부정적인 한동훈 전 대표 지지층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 후보는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친한계 핵심에서 반한(반한동훈)계로 바뀐 대표적 인사다. 한 전 대표 측은 지난 19일 TV토론에서 한 전 대표 대신 ‘윤 어게인’ 전한길씨를 공천 대상으로 지목한 장 후보를 두고 불쾌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전 대표 지지자 중에서 결선투표를 포기하려는 분이 많아 투표 독려에 나선 것”이라며 “지지층에는 ‘장 후보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채널A TV토론에서 한 전 대표와 전씨 중 한 전 대표를 내년 지선에 공천하겠다며 그를 “우리 당의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김 후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 날 김 후보를 찍었던 표들이 실망해 결선에서는 장 후보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형민 이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