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앞으로 2주 후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협정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좌절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 전쟁과 관련해 어떤 것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며 “다음 2주 안에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전이 없으면) 우리가 무엇을 할지, 전쟁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대적 제재나 관세를 도입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고, 아니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이것은 당신들의 전쟁’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협정이 진전되지 않으면 러시아산 석유 등을 구입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동시에 사실상 중재를 포기할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트럼프가 양측이 평화협정에 가까워지지 못하자 좌절감을 나타냈다”며 “신속한 회담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던 기존 태도에서 상당히 변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18일 유럽 정상들과 회담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임기 만료 후 계엄 상태로 집권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의 법적 정당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러시아에 대한 인내심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현지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목요일(21일) 밤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몇몇 작은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열흘 안에 푸틴과 젤렌스키가 회담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그때쯤 (트럼프의) 인내심이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가 러시아에 관세 부과를 위협하거나 행동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