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는 의·정 갈등이라는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본래의 수련 환경을 떠나 방황해야 했고 그 시기에 우리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네 분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만남은 우리 모두에게 귀한 배움과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은 외래와 입원 진료에 참여하며 ‘내 환자’라는 책임감을 직접 체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전문의는 아니지만 환자를 진심으로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고 그것이 바로 의사의 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학병원과는 다른 환자군을 경험하며 2차 전문병원의 진료 현장을 배우고 익힌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과 진료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갈 수 있어 감사했다”고 했고, 또 다른 선생님은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계속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분은 우리 병원의 전문의를 “자신의 롤모델이 될 멘토”라 부르며 단순한 지식뿐만 아니라 의사로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책임감과 성취감, 따뜻한 동료애는 앞으로의 의사 인생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병원 전문의들 역시 전공의들과 함께 하며 초심을 떠올렸습니다. 후배를 가르치며 스스로도 배우는 기회가 됐고 젊은 의사들의 열정을 보며 동료 의식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멘토이신 여성 병원장님은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결코 패배주의나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저할 필요도 없다. ‘왜 우리 과만 이럴까’라는 마음 대신 우리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긍정의 마음을 가지자.”
소아청소년과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특별한 과이며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은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제 네 분의 전공의 선생님들은 다음 달 1일부터 각자의 대학병원으로 돌아가 본래의 길을 이어갑니다. 짧았지만 함께한 기억은 오래 남을 것이며 선생님들이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더욱 훌륭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성장하시리라 믿습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대한전문병원협회 총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