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이날은 주의 지으신 주의 날일세.” 헤리티지 매스콰이어가 복음성가 ‘이날은’을 웅장한 화음으로 부르자 그 선율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6000여명의 청년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수놓는 가운데 청년들은 마음껏 손뼉을 치며 찬양을 불렀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정석 목사)가 선교 14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2025 성령한국 청년대회 with Asia’ 집회 현장이었다.
예람워십의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 찬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며 기도했다. 피아워십이 부른 CCM ‘하나님의 부르심’은 순종의 메시지를 전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청년 부흥의 여정
성령한국 청년대회는 2013년 ‘하디 1903 성령한국 기도성회’로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원산 대부흥과 평양 대부흥의 도화선이 된 로버트 하디 선교사의 1903년 회개 운동을 기념한 성회였다. 지난 10여년간 청년 세대의 부흥과 회복을 위해 예배와 말씀, 기도와 헌신의 자리를 이어왔다.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 등 각국 청년들과 함께하는 글로벌 집회로 확장됐다.
김정석 감독회장은 개회사에서 “1885년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40주년을 맞아 청년들이 이 땅의 미래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역사를 써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복(서울연회) 유병용(서울남연회) 황규진(중부연회) 서인석(경기연회) 김종필(중앙연회) 감독 등이 오프닝 블레싱 연사로 나서 청년들을 축복했다.
하루 한 시간 기도하자
최상훈 화양교회 목사는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여러분이 오늘 하나님께 올린 찬양과 기도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청년 시절에 기도에 힘써야 한다”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종남 추산교회 목사는 “오늘 집회에서 은혜받은 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앞으로 여러분이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서 온 50여명의 청년이 함께했다. 기감은 이날 ‘일만 마르튀스 캠페인’을 통해 1000만원을 모아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에 기부했다. 방글라데시 람팔 지역의 선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회의 주제인 마르튀스는 헬라어로 ‘증인’을 뜻한다. 대회는 참가자 1인당 1000원씩 조직위원회가 자동으로 적립해 총 1000만원을 조성했다. 참석자들이 별도로 헌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대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선교 사업에 동참하게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마르튀스로 사명 다할 것
청년들은 대회를 통해 증인의 사명을 새롭게 다짐했다. 김대섭(29·대림평화교회)씨는 “집회에서 여러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께서 저에게 기도하라고 자꾸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18개월 자녀를 데리고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30대 초반 정상천씨는 “청년 예배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부모로서 믿음의 길을 잘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청년도 영적 도전을 받았다고 했다. 에티오피아 출신인 유학생 시라가 헤녹 티루워하(25)씨는 “목회자들이 전한 말씀과 예배팀의 섬김이 인상적이었다.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집회에 은혜를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회장은 “청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번 대회가 한국교회 청년 부흥의 기점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