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가짜 음반 봇물… 가수들 잇단 피해

입력 2025-08-25 01:24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음반이 실제 가수 이름으로 주요 플랫폼에 유통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음악계가 긴장하고 있다. BBC는 23일(현지시간) AI 생성 음악으로 피해를 입은 가수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영국 포크 가수 에밀리 포트먼(사진)은 최근 한 팬으로부터 “새 앨범을 잘 들었다”는 메시지를 받고 당황했다. 새 앨범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팬이 남긴 링크를 확인하자 스포티파이, 아이튠스 등 글로벌 플랫폼에 ‘오르카’라는 제목의 10곡짜리 음반이 자신의 이름으로 올라와 있었다. 목소리는 다소 어눌했으나 악기 연주와 포크풍 스타일은 실제와 흡사했다. 포트먼은 “내 음악을 영리하게 학습한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음악가 조시 코프먼, 싱어송라이터 제이콥 딜런, 밴드 윌코의 제프 트위디 등도 가짜 신곡에 이름이 도용됐다. 이미 세상을 떠난 컨트리 가수 블레이즈 폴리의 이름을 단 신곡까지 등장했다. 코프먼은 “음악은 영혼의 서명인데 다른 누군가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들 음반에는 공통점이 있다. 앨범 표지에 AI 생성 이미지를 사용했고 대부분 곡의 작곡가로 ‘지안 말리크 마하르디카’라는 이름을 등재했다는 점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