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의 ‘트럼프 대처법’ 전수받은 李… 추가 질문하며 토론

입력 2025-08-24 18:35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상당 부분은 관세 협상에 할애됐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로부터 ‘트럼프 대처법’과 일본의 협상 경험을 조언받았다. 반면 한·미·일 공조 강화를 강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에 부담스러운 과거사 문제는 적극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오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양 정상 간 소인수회담이 예정됐던 20분을 훌쩍 넘겨 1시간쯤 진행됐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한·미 관계, 미·일 관계, 한·미·일 간 협력 강화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했다”면서 “소인수회담에서 상당한 시간을 대미 관계 또는 관세 협상 등에 할애했다”고 밝혔다.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 측이 협상 관련 경험을 한국 측에 전했다고 한다. 위 실장은 “일본이 그동안 느꼈던 점들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며 “마침 우리가 오늘부터 그 길(방미)을 떠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참고가 됐고, 일측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일본 측 설명에 추가 질문을 하고, 관련 토론을 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위 실장은 “(일본 측은) 본인의 경험을 소개했고, 조언은 우리가 거기서 추출해야 하는 것”이라며 “나라마다 처한 처지가 다르고, 정상 개개인의 개성이나 에고(자의식)와 관련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기보다는 경험을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과거사 문제는 원론적 수준의 논의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과거사 문제는 구체적 현안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과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게 좋을지, 어떻게 과거 문제를 다룸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추동할 수 있을까에 대한 철학적 논의와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이 과거사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고,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접근해 새로운 이재명정부와 이시바정부가 풀어나가는 것이 좋으냐는 기본적 논의였다”며 “발표문 내용은 일본 정부의 노선을 반영한 정도”라고 부연했다.

일본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규제 철폐 문제는 발표문에 언급되지 않았다. 위 실장은 “수산물 수입규제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시바 총리가 수산물 문제를 포함해 관심사를 표명한 것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협의는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