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볼턴 압수수색… 정치보복 본격화 우려

입력 2025-08-24 18:25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자택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해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전격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정치가 본격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캐시 파텔 FBI 국장의 ‘블랙리스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복수 캠페인이 볼턴을 겨냥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압수수색은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성공에 복수가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FBI는 전날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볼턴의 자택과 워싱턴DC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파텔 국장은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FBI는 임무 수행 중’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볼턴은 트럼프 1기 백악관 재임 경험을 담아 2020년 트럼프를 비판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출간했는데, 트럼프는 볼턴이 기밀 자료를 유출했다고 주장해 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최근 자신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중재에 대한 볼턴의 비판에 사적으로 짜증을 냈다고 전하며 “볼턴이 기밀 자료를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오랜 의혹에 대한 수사 결정 시점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볼턴이 최근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푸틴이 이미 승리했다”고 꼬집자 트럼프는 “(언론이) 볼턴 같은 멍청이들의 발언을 끊임없이 인용한다”고 비난했다.

파텔은 2023년에 쓴 ‘정부의 깡패들’에서 정부 내에 ‘딥스테이트’(비밀조직)가 있다며 60명의 명단을 수록했는데 볼턴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장관 보좌관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수사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이번 수사에 대해 “백악관과 법무부, FBI 내 충성파들은 ‘입 다물지 않으면 당신의 직업과 자유를 위협하는 데 법 집행 기관의 특별한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