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첫 정상회담 만찬에서 서로의 고향 특산물인 안동소주와 일본 돗토리현 맥주를 나눠 마시며 교분을 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측이 만찬을 통해 한국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며 “일본 언론에는 ‘기쁜 서프라이즈(pleasant surprise)’라는 표현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24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양 정상 간 친교 만찬에 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 고향 특산물인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 다이산맥주를 나란히 배치했다고 한다. 음식으로는 안동찜닭과 김치를 고명으로 올린 장어구이, 해조류 등 한국식 음식이 다수 제공됐다.
이시바 총리가 대학 시절 4년 내내 먹었다는 ‘이시바식 카레’도 곁들여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본 유명 걸그룹인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양 정상은 주류 정치인이 아님에도 역경을 딛고 국민 선택을 받았다는 공통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은 지방 발전에 큰 관심이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주류를 향해 과감히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가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하느라 너무 바쁘고 잠을 못 잔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이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판을 직접 가져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 정상 내외는 공식 만찬이 끝난 뒤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는 ‘화실’에서 식후주를 함께했다. 위 실장은 “취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조기 복원했다”며 “보수 정권에서도 전례가 없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도쿄=최승욱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