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고향 특산물 안동소주·돗토리현 맥주 나눠 마셔

입력 2025-08-25 00:01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양국 정상 부부 친교 행사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첫 정상회담 만찬에서 서로의 고향 특산물인 안동소주와 일본 돗토리현 맥주를 나눠 마시며 교분을 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측이 만찬을 통해 한국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며 “일본 언론에는 ‘기쁜 서프라이즈(pleasant surprise)’라는 표현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24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양 정상 간 친교 만찬에 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 고향 특산물인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 다이산맥주를 나란히 배치했다고 한다. 음식으로는 안동찜닭과 김치를 고명으로 올린 장어구이, 해조류 등 한국식 음식이 다수 제공됐다.

이시바 총리가 대학 시절 4년 내내 먹었다는 ‘이시바식 카레’도 곁들여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본 유명 걸그룹인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양 정상은 주류 정치인이 아님에도 역경을 딛고 국민 선택을 받았다는 공통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은 지방 발전에 큰 관심이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주류를 향해 과감히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혜경(왼쪽) 여사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부인 요시코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 양국 전통 매듭짓기 체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총리가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하느라 너무 바쁘고 잠을 못 잔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이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판을 직접 가져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 정상 내외는 공식 만찬이 끝난 뒤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는 ‘화실’에서 식후주를 함께했다. 위 실장은 “취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조기 복원했다”며 “보수 정권에서도 전례가 없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도쿄=최승욱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