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한·미·일 공조 선순환”

입력 2025-08-24 18:42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 정상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양 정상은 공동발표문에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계승과 한·미·일 공조 강화 선순환을 공식 천명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계승과 한·미·일 공조 강화 선순환을 공식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저와 이시바 총리는 한·일 관계 발전 방향과 실질 협력 방안,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한·일 정상회담 공동문서가 채택된 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회담 이후 17년 만이다.

양 정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계속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발표문엔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했다”고 명시됐다. 일본의 사죄와 협력 확대 원칙을 확인하며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본격화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이 내용은 양 정상 기자회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있어 양국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나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함으로써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에 보내는 시그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서로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현재 연 1회인 한·일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을 2회로 확대키로 했다.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수소산업과 인공지능(AI) 등 경제·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 속 전략적 소통도 확대한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셔틀외교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올해 일본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도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