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반탄(탄핵반대)파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선거가 ‘반탄 대 찬탄(탄핵찬성)’ 구도로 치러진 가운데 찬탄파 측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내부 쇄신이나 외연 확장보다는 더욱 오른쪽으로 뭉쳐 특검 공세에 대응하고 이재명정부와 대치하는 길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제6차 전당대회를 열었다. 어느 후보도 과반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서 최종 당대표 당선자는 26일 결선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결선투표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득표율과 정확한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결선에 오른 ‘김앤장(김문수와 장동혁)’ 후보는 전대 내내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내부 총질”로 규정하며 선명한 대여 투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이번 전대의 핵심 쟁점이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이재명 특검’이 우리 500만 당원명부를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9박10일간 중앙당사에서 철야농성을 하다가 이곳에 왔다”며 “해체해야 할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정부·여당에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투표(80%), 일반국민 여론조사(20%)를 합산해 당대표를 뽑는다. 당원 투표율은 44.39%로 지난해 7월 한동훈 대표 선출 당시 전당대회(48.5%)보다 소폭 하락했다.
최고위원은 득표율 순서대로 신동욱 김민수 양향자 김재원 후보가 선출됐다. 4명 중 양 후보만 찬탄파 후보다. 청년 최고위원으로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후보가 뽑혔다. 최고위원 선거도 ‘반탄 3 대 찬탄 2’로 반탄 우위 구도가 드러난 것이다. 당내 친한계 표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3일 결선 후보자들의 TV토론회, 24~25일 당원 투표 및 여론조사를 진행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새 당대표를 발표한다.
이형민 기자, 청주=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