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21일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했던 웰바이오텍을 압수수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삼부토건은 꼬리고 웰바이오텍이 몸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은 웰바이오텍의 주가 급등과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웰바이오텍 본사와 코스피 상장사인 아센디오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웰바이오텍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이용한 주가조작 등 사건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영장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특검의 웰바이오텍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센디오는 웰바이오텍이 최대 주주인 회사이며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과 함께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포럼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웰바이오텍 주가는 같은 해 4월 말 1300원대에서 7월 말 4600원대로 3배 넘게 치솟았다.
웰바이오텍은 이 시기에 액면가에 가까운 1000원대 가격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외부에 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390억원 규모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전환사채 매각을 중개한 ‘와이즈퍼시픽홀딩스’라는 유령회사의 실소유주를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삼부토건 부회장)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나타나지 않고 도주해 수배 중이다.
특검은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웰바이오텍 주식 ‘단타 매매’로 2000만원의 수익을 얻은 정황도 살필 전망이다. 앞서 채해병 특검은 이 전 대표 지인 신모씨가 2023년 7월 이 전 대표 부인 명의 계좌에서 웰바이오텍 주식 거래로 2000만원의 수익을 거둔 홈트레이딩시스템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은 지난 5일 구속된 이 전 대표를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구자창 박성영 이서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