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과 귀는 미국 와이오밍의 소도시 잭슨홀(Jackson Hole)로 향한다. 현지시간 22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학자들이 모이는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연설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할지 여부다. 연준은 다음 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장의 기대는 금리 인하 쪽으로 쏠려있다. 2022년부터 물가를 잡기 위해 가파르게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로 기조를 바꿨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인상이 물가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금리 인하를 요구했으나 파월 의장은 요지부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방 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이자 부담 때문이다. 연방 정부의 부채는 37조 달러(5경1718조원)에 달하는데 매년 이자로만 1조 달러(1398조원)를 지급해야 한다. 금리 인하가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7년 전 임명한 파월 의장을 “고집 센 얼간이”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4월에는 파월의 해고를 시사했다가 이를 철회했지만,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그의 후임자를 조기에 발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공석이 된 연준 이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기도 했다.
월가는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파월 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연준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이 미국 경제와 달러 가치의 하락을 막고 금융 시장의 안정을 유지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전석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