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대외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대외 금융자산’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서학 개미 등이 해외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여 대외 금융자산이 많이 증가했지만 최근 한국 증시 호조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늘면서 대외 금융부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이 20일 내놓은 ‘국제 투자 대조표’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의 대외 금융자산은 2조6818억 달러(약 3750조4973억원)다. 지난 3월 말(2조5168억 달러) 대비 1651억 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증가 폭도 사상 최대다. 특히 한국인의 증권 투자가 3개월 새 1132억 달러 증가해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증권이 아닌 직접 투자도 264억 달러 늘어 역대 1위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한국 투자액을 포함한 대외 금융부채도 2186억 달러 증가했다. 2020년 4분기(2403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대외 금융부채 증가 폭이 대외 금융자산 증가 폭을 536억 달러 웃돌면서 지난 2분기 한국의 순대외 금융자산(1조304억 달러)은 전 분기(1조840억 달러) 대비 쪼그라들었다. 순대외 금융자산은 지난해 4분기(1조1020억 달러) 이후 두 개 분기째 내리막을 걸었다.
임인혁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 금융자산 감소는 지난 2분기 한국 주식 가격이 해외 주식보다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지난 6월 말 기준 대외 채권은 1조928억 달러로 3월 말 대비 414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 채무는 7356억 달러로 이 기간 521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 채권과 채무는 대외 금융자산과 부채의 일부다. 증권 투자 중 주식·펀드·파생상품, 직접 투자 중 지분을 제외하고 확정된 자산·부채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대외 채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 외채 비중이 22.7%로 0.9% 포인트, 준비 자산 중 단기 외채 비중은 40.7%로 4.3% 포인트 올랐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단기 외채 관련 건전성 지표가 다소 나빠졌지만 과거 추이 내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