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에 선출되더라도 여야 간 정국이 경색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제1야당을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 대표를 상대로 ‘인성 부족’, ‘테러리스트’, ‘소인배’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는 정 대표 발언을 거론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이라고 해야 할지, 망언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집권여당의 대표인데 야당 시절 언행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 ‘소인배적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것으로 비친다”며 “대한민국 현 정국에서 가장 슬픈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또 “기본적 예의, 인성이 부족한 분에게 악수를 구걸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 카드로 압박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일당독재 체제가 맞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들도 정 대표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후보들은 지난 19일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사람과만 악수한다는 정 대표에게도 손을 내밀 것이냐’는 사회자 질의에 탄핵반대 측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X’, 탄핵찬성 측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O’를 선택했다. 김 후보는 전대 과정에서 정 대표를 겨냥해 “극좌 테러리스트와는 어떤 경우에도 악수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O’를 택한 안 후보도 “정 대표는 사람과만 악수한다고 하지만 저는 정 대표보다 훌륭한 사람”이라는 뼈있는 답을 내놨다. 이어 “국회에서 여야는 협치해야 하고 그래서 손을 잡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심이 탄핵반대 후보인 ‘김앤장’(김문수·장동혁)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 흐름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탄핵반대 후보들의 결선투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탄핵찬성 측 조·안 후보 단일화도 무산된 상황이다.
내부 단결과 대여 투쟁 선명성을 강조해온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이날 각각 특검 대비 ‘당사 농성’과 특검 항의 ‘대통령실 1인 시위’에 나서며 막바지 강성 표심 다지기에 주력했다. 탄핵찬성 측 안 후보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과 수성못을 방문해 대구·경북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형민 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