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20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 기간을 오는 31일까지 열흘 연장했다. 김 여사가 제기된 혐의 대부분에 진술거부권(묵비권)을 방패 삼아 혐의를 부인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특검은 21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 후 세 번째 조사에 나선다.
특검은 이날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 기간이 어제 법원에 의해 오는 31일까지로 연장 결정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31일까지 김 여사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날 특검의 구속 기간 연장 공지는 다소 이례적이다. 주요 수사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절차는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를 굳이 언론에 알린 것은 김 여사가 묵비권으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구속된 이후 14일과 18일 진행된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특검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여사의 침묵을 수사 중인 혐의에 대한 적극적인 부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18일 소환 때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조사에서 김 여사는 대부분 답변을 거부하면서도 “주식거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정부 시절 검찰도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주식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추가 조사를 진행한 특검의 시각은 다르다. 서울고검의 재수사에서 확보한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녹취 중에는 김 여사가 계좌관리 담당 직원과 신주인수권 행사 등을 논의할 만큼 주식 투자에 해박하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는 2018년 4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우선주와 보통주를 액면가 그대로 비교하는 건 주식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검은 21일 오후 진행될 구속 후 3차 조사에서 이렇게 과거와 입장이 달라진 지점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인 신평 변호사는 최근 김 여사가를 접견한 자리에서 털어놓은 심경을 공개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는 접견시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했다”고 적었다. 김 여사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었겠느냐. 그가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신 변호사는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