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의 12위 대구FC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대구는 다음 시즌 2부 리그(K리그2)로 자동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는 20일 기준 2025 K리그1에서 승점 15점(3승 6무 17패)에 그쳐 꼴찌 자리에 머물고 있다. K리그1 최하위는 승강 플레이오프(승강 PO) 등의 마지막 잔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다음 시즌 K리그2로 떠나야 한다. 사실상 대구가 현 순위를 바꾸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 시즌 1부 승격에 성공한 11위 FC안양(27점)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서다.
2017년 1부로 승격한 대구는 ‘다크호스’로 분류돼 왔다. 2019시즌부터 3년 연속 상위 스플릿 경쟁을 할 정도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엔 11위에 그쳤지만 승강 PO를 거쳐 극적 잔류에 성공했다.
대구는 올 시즌 초 박창현 감독 사임 후 김병수 감독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렇다 할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5경기 무승(5무 10패)을 기록하면서 패배 의식마저 짙어졌다. 대구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50실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은 외국인 선수 세징야 1명에게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세징야는 올 시즌 6골 4도움을 올리며 팀 내 유일하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김재성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 산하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은 “공격에서는 세징야의 득점력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나머지 공격 자원의 골 결정력과 창의성이 더해져야 팀 전체의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승 행진이 길어지면 각종 불명예 기록을 쓸 수 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1부 리그 팀의 최저 승점은 2015시즌 대전 하나시티즌의 19점이다. 그해 대전은 최하위를 기록해 자동 강등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한 시즌 최다 실점은 2023시즌 수원FC의 76실점이다.
일단 분위기를 바꾸는 게 급선무다. 대구는 오는 23일 제주SK FC를 상대로 27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