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운전 거칠다’… 난폭·보복운전 통계·사고 수치로 확인

입력 2025-08-20 18:54 수정 2025-08-20 19:06
연합뉴스

타지 운전자들 사이에서 ‘부산 운전은 거칠다’는 인식이 경찰과 교통사고 통계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난폭·보복 운전 신고 건수가 전국 상위권을 기록했고, 법규 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매년 1만 건을 넘었다.

20일 부산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0~2024년 난폭운전 접수 건수는 2020년 333건, 2021년 322건, 2022년 443건, 2023년 419건, 2024년 200건이다. 같은 기간 보복 운전은 2020년 414건, 2021년 463건, 2022년 476건, 2023년 582건, 2024년 573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난폭운전 건수가 급감한 것도 실제 발생이 줄어서가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스마트국민제보’가 ‘안전신문고’로 통합되면서 기존처럼 시민이 ‘난폭운전’을 직접 선택해 신고하는 방식이 아닌 ‘교통 불편’으로 일괄 접수 후 경찰이 내부 분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난폭운전으로 집계되는 건수가 줄어드는 통계상의 효과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해운대·동래·금정·사하 경찰서 관할에서 두 유형의 발생 건수가 많았다. 해운대·광안리 등 관광지와 도심·외곽 연결축, 물류 거점 지역이 포함됐다.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처벌 비율도 낮았다. 2023년 기준 난폭운전 송치율은 서울 37%, 대구 22%였으나 부산은 6%에 그쳤다. 신고 건수는 서울(224건)의 두 배인 414건이었지만, 송치 건수는 23건에 불과했다. 다른 지역에선 높은 송치율이 억제력으로 작용하지만, 부산은 낮은 처벌 비율이 재발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해 보복 운전 송치율은 약 22%였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 가해 운전자 법규 위반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2020년 1만1913건, 2021년 1만1339건, 2022년 1만882건, 2023년 1만1003건, 2024년 1만1255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내내 매년 1만 건 이상 사고가 났으며, 전국 사고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약 2.8%였다.

이 같은 수치는 난폭·보복 운전이 단순한 법규 위반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교통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난폭·보복운전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며 “증거 수집을 강화해 송치율을 높이고, 예방 홍보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