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 이뤄서 천국에 가고 싶다”

입력 2025-08-20 18:38
백악관에 모인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정상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정 추진 배경에 대해 ‘천국’을 언급했다. 전쟁을 멈춰서 많은 사람을 살려 천국에 가고 싶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거론하던 중 갑자기 “내가 일주일에 7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내가 잘 못하고 있다는 말도 듣고 있다. 난 정말 밑바닥(bottom of the totem pole)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이게(우크라이나 평화) 그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천국 발언이 농담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를 중재하려는 영적인 동기가 있는지 묻는 말에 “대통령이 진지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통령이 천국에 가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이 방에 있는 우리 모두도 같은 마음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이렇게 깊이 성찰하며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트럼프는 지난여름 죽음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일(버틀러 유세 중 피격)을 자주 이야기했고 그것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말해왔지만, 자신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은 여전히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올해 79세인 트럼프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서글픈 감정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는 78세 생일 때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게 된다”며 “그냥 그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