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아픔을 겪고 하나님 은혜로 어렵게 가진 아이, 믿음의 유산 물려받아 주님 찬양하는 아들 되길 소원

입력 2025-08-23 03:07
정형태 기유리 부부가 아들 우혁이와 함께 지난 6월 경남 사천의 한 해변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부부 제공

우리 부부는 교회 부목사님 소개로 만났습니다. 남편은 42세, 저는 35세에 결혼한 저희는 바로 2세 준비를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한 달 작정 새벽예배를 다니며 ‘시어머니 생신 선물로 이번 달에 아이가 꼭 생기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새 생명을 보내줬지만 8주 만에 유산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것을 계획한 하나님은 유산을 겪기 일주일 전 한 교회 집사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유산은 유전자 문제다. 부모가 몸이 불편한 아이를 키울만한 성정이 안될 때 하나님이 사랑과 배려로 데려가는 것”이란 이야기였습니다. 유산 소식을 알았을 때 슬픔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하나님의 때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너무 떼를 쓰니 허락했다가 데려가셨구나’란 마음으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나약하고 성급한 마음에 오직 내 판단을 따라 시험관 시술을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낙심하는 제게 함께 기도하면서 자연임신을 좀 더 시도해보자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가정에 새 생명이 찾아왔습니다. 모든 생사는 주님께 달려있다는 걸 다시 한번 체험했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 예배자로 자랄 수 있길 기도했습니다. 임신 소식을 전하자 여러 교우 분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셨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분들도 본인이 했던 기도가 응답받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우리 아기는 우리 부부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기도로 하나님이 허락해준 아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도울 우(佑), 빛날 혁(赫).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빛나는 인생을 살라는 의미로 담임목사님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이제 갓 17개월이 됐습니다. 집에서는 천방지축인데 영아부 예배에서는 맨 앞에서 손들고 찬양하며 말씀에 집중하는 예배자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할렐루야, 얼마나 감사한지요.

아이는 얼마 전부터 주일에 교회 문으로 들어서면 손 하트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찬양 시간엔 두 팔을 들고 찬양하고, 기도 시간에는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예배자로 자라게 해달라는 저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렵게 가진 아이인 만큼 주님이 우리 가정에 잠시 맡겨준 아들이라는 걸 늘 고백하며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려 합니다. 주님 오실 그날까지 주님을 찬양하는 아들이 되길 소원합니다.

정형태 기유리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