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승마·어싱·요가… 요즘 여행

입력 2025-08-21 00:16
한국관광공사는 ‘요즘 여행’을 통해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매력과 색깔을 지녀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향후 트렌드로 확산할 가능성이 큰 국내 해양관광지를 소개했다. 전북 고창, 인천 옹진, 충남 태안, 부산 수영구, 제주도 제주시가 추천됐다.

고창의 보물, 명사십리 해변 승마
일몰 무렵 전북 고창군 상하면 명사십리해변을 말을 타고 달리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서해안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전북 고창군의 서쪽 상하면에는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명사십리해변’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 누구나 쉽게 승마를 배우고, 숲과 해변을 달려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휘게팜 고창해변승마클럽’이 그곳이다. 가장 기본적인 승마 체험을 비롯해 소나무 숲, 해변을 따라 달리는 외승 프로그램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초보자부터 애호가까지 다채롭게 즐기기에 좋은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원형 마장을 돌면서 승마에 재미를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곳의 백미는 해변 외승이다. 말에 올라탄 채 명사십리의 드넓은 백사장을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 질 녘 방문하면 서해안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옹진 신도·시도·모도 라이딩
인천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 전경.

인천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이면 닿는 신도는 인천 용유도와 강화도 사이에 자리한 섬이다. 신도와 시도, 모도 세 섬은 연도교로 연결돼 있어 도보나 자전거, 바이크를 이용한 일주 여행이 가능하다. 신도선착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전거와 바이크를 빌릴 수 있는 업체가 운영 중이다. 섬 도로의 특성상 오르막길이 많아 자전거를 대여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바이크를 처음 타는 여행객에게는 업체 대표가 조작법을 가르쳐준다.

시도에는 북도면사무소, 우체국, 주민 편의시설 등 행정기관이 모여 있다. 모도에는 이일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다양한 모양의 조각 작품들과 바다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태안 기지포해수욕장 슈퍼 어싱
태안 기지포해변 방문객이 맨발로 걷고 있다.

발 도장을 찍으면 파도가 밀려와 흔적을 지운다. 이따금 무게를 실어 발자국을 꾹 남기면 바람이 슬며시 모래로 채운다. ‘어싱(Earthing·접지)’은 땅(Earth)과 진행형(ing)의 합성어로 맨발을 접촉해 지구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행동을 말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맨발 걷기다. 몸속 정전기는 땅으로 내보내고, 땅의 음이온을 신체로 받아들이는 것. 바닷가 모래 해변에서 걸으면 어싱 효과가 높아진다고 해서 ‘슈퍼 어싱’이라 부른다.

양말을 훌러덩 벗어 던지면 어디든 슈퍼 어싱이 가능하지만, 기지포탐방센터는 세족대와 신발 보관대 등을 갖추면서 탐방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슈퍼 어싱 구간은 총 1.89㎞, 기지포탐방센터를 기착점으로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센터를 중심으로 삼봉해변까지 1코스(1.09㎞), 꽃지해변 방향으로 내려가는 창정교까지 2코스(0.8㎞)다. 왕복 2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코스다. 국내 유일한 해안국립공원을 걷는 데다 170.3㎞의 태안해변길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노을길’을 포함한 구간이니 더욱 특별하다.

바다 위 극강 힐링, 광안리 SUP 요가
부산 광안리 앞바다 스탠드업 패들보드 요가.

지금 바다에서 즐길 힙한 체험거리를 찾고 있다면 서서 타는 패들보드 SUP(Stand Up Paddleboarding)과 요가를 접목한 SUP 요가가 답이다. 국내 대표 SUP 성지로 꼽히는 광안리 해변 SUP 존에서 5월부터 SUP 요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변과 해상에서 각각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각자 실력에 맞춰 참여할 수 있다. 해변이든 해상이든 패들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요가를 체험하는 시간, 특별한 힐링을 경험하게 된다. SUP를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도 포함돼 알차다.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으며 타는 수상 스포츠인 SUP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SUP 요가 프로그램은 11월 16일까지 주말에만 운영 중이며 해변 SUP 요가는 오전 9시, 해상 SUP 요가는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SUP를 마음껏 즐기는 3시간짜리 프로그램, SUP에 일출과 일몰의 낭만을 더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다.

제주 하도어촌체험마을 해녀 체험
‘해녀물질체험’ 참가자가 문어를 들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이뤄진 우리나라에서 바다는 땅과 더불어 매우 귀한 생계의 터전이었다. 땅이 농사의 근거지였다면 바다는 농사가 시작되기 수백만 년 전부터 수렵의 주요 무대였다. 바다에서 삶을 일궈온 사람으로 ‘해녀(海女)’를 빠뜨릴 수 없다. 해녀는 제주도 외에도 부산, 남해와 동해 연안에 분포하며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현직 해녀의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구좌읍 하도리다.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 해녀정책팀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제주도 전체 해녀 수 2623명 가운데 7%에 해당하는 186명이 하도리에 거주한다. ‘하도어촌체험휴양마을 해녀물질체험’은 현직 해녀와 함께 물질을 할 수 있는 오감형 체험 프로그램이다. 해녀와 동일한 장비를 착용하고 함께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집하고, 잡은 해산물을 시식한다.

이 체험은 10월까지 하루 2회(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2시간가량 진행하며 체험 비용은 1인당 4만원이다. 물질에 필요한 슈트, 물안경, 오리발, 테왁, 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의 장비를 대여해준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