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차단’ 없었다… 청도 철로 사고 7명 사상

입력 2025-08-19 23:53 수정 2025-08-19 23:54
경찰과 코레일 관계자들이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이곳 선로 인근에서 구조물 점검을 하던 작업자들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철도 선로 인근에서 구조물 점검을 하던 근로자들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열차 차단도 없이 작업이 이뤄지는 등 ‘인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오전 10시50분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4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2명 모두 하청업체 직원들로 조사됐다.

사고 근로자들은 이날 최근 폭우로 생긴 경부선 철도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맨눈으로 점검하기 위해 작업 승인을 받았다. 이어 선로 주변으로 진입해 이동하다가 뒤쪽에서 접근하는 열차에 치여 변을 당했다. 당시 작업을 위해 특정 시간대에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을 멈추는 ‘차단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철저한 수사와 감독을 긴급 지시했다. 김 장관은 “일어나선 안 될 후진적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으로, 각종 산업안전 의무 위반이 밝혀지면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15명의 수사전담팀을 구성,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특별근로감독도 실시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등 초기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 복구를 지원하고,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김윤덕 장관과 강희업 2차관은 이날 경부선 경북 청도군 남성현역 인근 현장사고 수습본부를 찾아 사고 경위를 보고받았다. 강 차관은 “지난해에 이어 오늘도 철도시설 유지보수 과정에서 작업자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코레일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도·세종=김재산 김혜지 기자, 이정헌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