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수출 관련 기업 총수들을 만나 사의를 표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통상·안보 분야 담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계의 협조 없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9일 대통령실에서 방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과 2시간 가까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애를 많이 써줘서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고 사의를 표했다.
간담회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의 최대 목표는 경제를 살리고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있다”며 “수출 여건의 변화로 정부와 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강조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기업인들도 정부의 대미 협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회장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돼 우리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회복됐다. 재계도 정부의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회장은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세부협상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양국의 관세협상 타결을 공개하면서 한국의 대미투자 규모에 대해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할 때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가 대미 관세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 협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기업에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한 것은 미국과의 관세 세부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인들에게 마지막까지 지원에 나서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간담회에는 특히 한·미 관세협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조선·반도체·자동차·방산·바이오·에너지 분야 기업인이 고루 참석해 정부의 향후 협상 전략이 공유됐을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오늘 만남이 얼마 남지 않은 정상회담을 앞두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서로 논의해야 할 부분도 많고, 협상에서 (국가와 기업이) 서로 교류·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아 그런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