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열차 안전사고… 선로 작업자 7명 덮쳐 2명 참변

입력 2025-08-19 18:51
경찰과 코레일 관계자들이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이곳 선로 인근에서 구조물 점검을 하던 작업자들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철도 선로 인근에서 구조물 점검을 하던 작업자들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9일 오전 10시50분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4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고 대구지역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중상자 가운데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등 65명이 장비 16대를 투입해 구조 및 사고 수습에 나섰으며 대구소방헬기 1대도 출동해 부상자를 이송했다. 이들은 코레일 및 구조물 안전점검 전문업체 소속으로 최근 폭우로 생긴 경부선 철도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육안으로 점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89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객 가운데 부상자 등이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탑승자 박모씨는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승무원을 통해 사고 피해 상황을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일부 열차가 상행 선로를 이용해 상·하행 교대 운행하면서 지연됐다. KTX 6대가 20~50분, 일반열차 12대가 20~60분씩 늦게 운행됐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는 한편 경찰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관련 역과 열차에 지연 안내 방송을 하고 승객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열차 운행 현황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등은 전반적인 사고 상황을 고려할 때 관리·감독 소홀 등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열차가 접근할 때 작업자들이 선로 주변을 걷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로, 전형적인 인재로 보인다”며 “통상 선로 주변에서는 열차가 들어오기 전이나 완전히 지나간 후 작업자들이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대피 신호체계가 제때 작동했는지, 현장 감독자가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뒤 브리핑에서 “사고 열차가 사상자들을 뒤쪽에서 친 걸로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분들이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추측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등 초기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 복구를 지원하고,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무수행에 있어 철도안전법령 위반사항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 기관 등이 안전관리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청도·세종=김재산 김혜지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