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TV사업부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LG전자는 인력 선순환 차원의 작업이라고 강조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성격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 사업본부 구성원 중 만 50세 이상이거나 저성과자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조건은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이다. 위로금은 근속 연수와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LG전자는 이번 희망퇴직이 젊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조직 내 연령대 구성 등을 고려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에도 비슷한 목적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LG전자의 실적 부진이 이번 희망퇴직의 주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2591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46.6%(5578억원)가 빠졌다. 특히 MS 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에만 1917억원의 적자를 냈다. 4대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이기도 하다.
LG전자의 희망퇴직이 업계 전반의 인력 감축 바람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공지능(AI)으로의 산업 전환 등에 밀려 갈 자리를 잃은 직원들이 각 기업에서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해 50대 이상 직원 등 수천명을 내보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가 공격적으로 인력을 해고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이번 희망퇴직은 젊고 힘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력 선순환의 일환”이라며 “대상자는 철저히 본인 의사에 의해서만 선정되며, LG전자는 50세 이상 구성원의 제2의 인생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기술교육 등 다양한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