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과 관련해 “내란의 완전한 종식, 반헌법 세력의 철저한 척결만이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국민의힘을 겨냥해 “우리나라에 있을 가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원내 1, 3당인 민주당과 혁신당이 향후 펼칠 선명성 경쟁의 예고편격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논란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역사 왜곡이자 헌법전문·헌법정신 부정”이라고 규정했다. 김 관장은 지난 15일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기념사 일부 대목만을 발췌한 탓에 진의가 왜곡됐다며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나라의) 빛을 뺏으려는 역사 쿠데타가 계속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런 역사 내란 세력도 철저하게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내란 척결’ 구호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에도 등장했다. 정 대표는 “(김 전 대통령) 당신이었다면 진정한 용서는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과 같은 말이라고 하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는 악수하지 않았다.
복당신청서를 제출하고 차기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조 전 대표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의힘 자체가 극우화하고 있고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민이 투표로 국민의힘을 끝장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정치 지형을 바꿔야 한다고도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지금 모든 초점은 국민의힘 심판”이라며 “국민의힘을 소수로 만들고 주변화시키면 빈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을 누가 어떻게 차지할 건가의 문제가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표류하게 된 중도·보수층 표심을 챙기기 위해 민주당이 ‘우클릭’하면 혁신당은 상대적 선명성을 무기로 진보 진영을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전 대표는 혁신당의 독자세력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과거 정의당처럼 이재명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진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다. 혁신당은 20~21일 현 지도부 임기 단축과 정기 전당대회 개최를 추인하기 위해 온라인 전 당원 투표를 시행하기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조 전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씨는 사면이 아니라 사실상 탈옥한 것”이라며 “무죄라면 재심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