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서울 집값… 거래 많지 않지만 가격은 상승세

입력 2025-08-19 00:41
남산에서 본 서울. 연합뉴스

6·27 대출규제 이후 첫 월간 주택가격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전월 대비 1.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인 지난 6월(1.44%)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매도·매수자의 팽팽한 관망세 속에 서울 집값은 여전히 공고한 상황이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공급 부족 등 근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언제든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서 서울 주택종합(아파트, 연립·단독주택) 매매가가 전월보다 0.75% 상승했다고 18일 발표했다. 6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6월(0.95%)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5월(0.38%)과 비교하면 약 2배 높다. 서울시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토허구역 해제로 강남 3구를 필두로 폭등한 3월(0.52%)보다도 0.23% 포인트 높다.


아파트값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월보다 1.09% 상승해 6월(1.44%)보다 주춤했지만, 5월(0.54%) 대비 배 이상이었다. 경기는 6·27 대출규제 후에도 성남 분당구·과천시·안양 동안구 위주로 상승하며 오름폭을 확대(0.12→0.20%)했다. 부동산원은 “서울 수도권 소재 재건축·역세권·신축 단지 등은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반면 그 외 단지는 관망세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거래량은 많이 줄었다”면서도 “서울은 공급 부족이 누적됐고, 한정된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수급 불균형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들은 호가대로 거래되는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은 상당히 강력한 규제여서 효과가 오래갈 수 있지만, 서울 자체가 희소성이 큰 지역이라 근본적 공급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상승 요인은 남아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의 소비심리는 6·27 대출규제 여파로 한 달 만에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 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3으로 한 달 전(150.3)보다 33포인트 급락했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135.4에서 111.4로 24포인트 떨어졌다.

분양가는 상승세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지난달 말 기준)는 전월보다 1.31% 오른 592만7000원이다. 3.3㎡(1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974만1000원으로 2000만원에 근접했다. 다만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당 1374만5000원으로 전월보다 1.39% 하락했다. 평당 분양가 4535만원 수준이다. 인천의 평당 분양가는 1951만1000원으로 전월보다 0.4% 올랐고, 경기는 2226만8000원으로 1.4% 상승했다.

권중혁 기자, 세종=김혜지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