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봄비’로 사랑받은 한국 최초의 소울 가수 박인수(사진)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 등 지병을 앓았다.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47년 평북 길주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 중 어머니와 헤어져 전쟁 고아가 됐고, 12세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뉴욕 할렘가에서 음악을 접한 그는 귀국 후 소울 창법을 앞세워 미8군 클럽 무대에서 활동했다.
1960년대 말 신중현이 이끄는 그룹 ‘퀘션스’의 객원 보컬로 활동했다. 1970년에는 신중현이 작사·작곡한 ‘봄비’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나팔바지’, ‘의심받는 사랑’, ‘해 뜨는 집’ 등 여러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정작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1976년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저혈당, 파킨슨병, 췌장암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마지막 녹음곡은 2013년 발표된 ‘준비된 만남’이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아들이 있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