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17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우승을 차지한 건 서울 지역이다. 변종민·허찬·정휘찬·박강준·오치훈 이들 5인은 프로게임단 KT 롤스터의 3군 소속으로, 선수 데뷔를 꿈꾸는 유망주들이기도 하다.
대통령배 대회는 지역별로 대표를 선정하고 다른 지역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아마추어들의 e스포츠 축제다. 이 중에서 LoL 종목은 프로게임단 3군 팀이 각 지역을 대표해 나서는 경우가 많다. 서울 대표로 나선 KT 외에도 한화생명(인천), DN(경북), BNK(부산) 등이 지역 대표로 출전했다.
KT는 이번 대회에서 4전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KT에 입단하자마자 첫 우승을 경험한 정휘찬 군은 “우승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경기를 치르는 도중에도 실력이 계속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배 대회는 아마추어와 연습생들의 프로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젠지 ‘쵸비’ 정지훈이나 T1 인기 스타 ‘구마유시’ 이민형 등 수많은 현역 선수들이 이 대회를 거쳤다. 대형 체육관에서, 관객 앞에서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치르는 건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경험이다. 이 경험을 살려 3군에서 2군으로,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가 정식 데뷔하는 게 대다수 참가자의 목표다.
올해 우승자들의 차기 목표 역시 우선 2군 콜업이다. 2군이 되면 공식 대회인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에 출전할 수 있다. 변종민 군은 “내년엔 반드시 2군에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휘찬 군 역시 “만약 내년에 2군 엔트리에 든다면 2군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롤 모델은 현재 세계 최고의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수놓고 있는 전·현역 선수들. 변종민 군은 ‘기인’ 김기인, 허찬 군은 ‘피넛’ 한왕호, 정휘찬 군은 ‘페이커’ 이상혁, 오치훈 군은 ‘케리아’ 류민석의 플레이를 교보재로 두고 연습 중이다. 박강준 군은 수년 전 은퇴한 ‘프레이’ 김종인을 여전히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이들을 훗날의 프로게이머로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스태프들도 있다. 변종민 군은 “많은 도움을 주신 강병률 감독님과 장준수·박지원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치훈 군도 “선수들이 풀어질 때마다 다잡아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올해 여러모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고 연습하는 동안 고생이 많았다”며 “인터뷰를 통해 밝힌 각자의 목표를 향해 ‘파이팅’하면서 나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