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산거점 넓히는 포스코그룹… 해외 제철소 투자 확대

입력 2025-08-19 00:16

포스코그룹이 해외 제철소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거점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관세 충격,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의 복합적 위기 속에서 미래를 위한 수익 루트 다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최근 인도 1위 철강기업 JSW그룹과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10월 두 그룹이 체결한 업무협약의 연장선상이다. 일관제철소는 철광석을 높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부터 쇳물로 철강 판이나 막대기 등을 만드는 설비까지 모두 갖춘 제철소를 뜻한다.

제철소 후보지로는 인도 오디샤주가 유력하다. 석탄,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원료 조달이 원활한 곳이다. 양사는 공동 타당성 검토를 거쳐 최종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지난해 검토했던 500만t에서 600만t으로 확대했다. 인도의 철강 소비량이 최근 3년간 연 9~10%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두 회사는 세부 투자 조건 협의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고 일관제철소 건설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사장)은 “한국과 인도 1위 철강기업의 협업이 미래가치 창출은 물론 양국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수익성 악화가 심화된 제철소를 정리하고 미국·호주·인도 등 새로운 거점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지분 82.5%를 약 4000억원에 중국 칭산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997년 설립된 이 제철소는 한때 핵심 거점이었지만, 공급 과잉과 원가 부담, 경쟁 심화로 2022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면서 결국 철수를 선택하게 됐다.

호주와 미국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호주의 경우 블루스코프·일본제철·JSW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와일라 제철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연간 120만t 규모의 이 제철소는 봉형강 생산을 주력으로 하면서 자체 철광석 광산도 보유해 원료 확보 차원에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설립에 나선 상태다. 이를 통해 고율 철강 관세 대응과 현지 생산 확대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철강 등 그룹 핵심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