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18일 김 여사와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동시 소환했다.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공천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조사했는데, 김 여사는 구속 후 첫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43분쯤 법무부 호송 차량에 탄 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지난 12일 구속 이후 두 번째 소환조사였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특검은 오전에는 공천개입,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조사는 1시간40여분 만에 종료됐는데 김 여사는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대부분 (질문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간혹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구속 후 첫 특검 조사에서도 진술 거부로 일관했다. 이날 조사는 오후 4시2분쯤 종료됐고, 김 여사는 조서 열람 후 30여분 만에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특검은 김 여사 측에 20일 다시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같은 시각 김씨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지난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뒤 첫 소환이었다. 김씨는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의 자금 총 33억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김씨가 대주주로 있던 IMS가 2023년 김 여사를 앞세워 대기업 등으로부터 184억원대 투자를 받아내고, 이 중 46억원은 차명 법인을 세워 부당 취득한 것으로 의심한다. 특히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에 투자가 이뤄진 배경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다만 김씨와 김 여사 간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에 대한 첫 소환조사도 이뤄졌다. 전씨는 2022년 4∼7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 고가의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네받은 뒤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또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전씨 측 브로커인 이모씨를 구속 기소하고,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부회장은 통일교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