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옥중 尹에 팬레터 쇄도… 서울구치소 측 ‘난감’

입력 2025-08-18 19:09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에 의해 재구속된 뒤 일부 지지자들이 편지를 대량 발송하면서 교정 당국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SNS상에서 극우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주소를 공유하면서 “편지를 보내자”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계엄령을 ‘계몽령’으로 지칭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등 허위 정보가 담긴 편지를 공유하며 지지자들에게 편지 발송을 독려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 20여일간 900통 가까운 편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3일간 받은 편지는 총 882통에 달했다.

이는 일반 수감자와 비교해 현저히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구치소 내 전체 수용자 편지는 1만9655건이었다. 지난달 10일 기준 서울구치소 수용인원이 3249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편지 수신건수는 6건 안팎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수용으로 인해 최근 서신 수신건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관련 전담 인력이 체계적으로 분담·처리해 서신 수발신 업무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교도관들 사이에선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교정기관 내에선 형집행법에 따라 서신을 대부분 열람하는 경우가 많다. 한 일선 교도관은 “편지 내용을 읽을 순 없지만 안에 마약이나 무기 등 위험물질이 들어 있을 수 있어 뜯어서 확인해봐야 한다”며 “과밀 수용으로 인해 업무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편지가 계속 쏟아지면 직원들이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 때문에 교정 당국이 어려움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서울구치소 전화번호와 팩스 등을 공유하며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는 항의성 전화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