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중단된 북한 ‘평양심장병원’ 건축 공사 재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 11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평양심장병원 건축 공사를 재추진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 다만 공사 재개를 북측이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교회는 의료 인력과 장비가 준비돼 있는 만큼 길이 열리는 대로 공사를 즉시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이 목사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한 전체 사망 원인의 33%가 심혈관 질환”이라며 “병원 건립은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고 남북이 인도주의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기 원로 목사님의 북한에 대한 사랑이 담긴 병원이 하루빨리 완공돼 다양한 의료 혜택이 제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병원 건립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받아들이면서 본격 추진됐다. 같은 해 6월 조 원로목사의 개성 방문을 계기로 12월 공사가 시작됐으며 이는 민간 차원의 대표적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20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연면적 2만㎡, 280병상)의 병원 건립을 시작했으나 천안함 피격 사건과 5·24 대북 제재로 공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교회는 이후에도 유엔과 북한 당국, 국제 의료단체와 협력하며 심장병원 재개를 준비해 왔다. 교회 측은 코로나 팬데믹과 북한 핵 개발로 인한 제재 속에서도 노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2021년 10월 28일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처음으로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의 인도적 지원을 승인하며 건축 자재와 CT·MRI 등 1254개 장비의 반입이 허용됐다. 중단된 공사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열린 것이다.
현재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막혀 있다. 다만 북한이 지난 2월 김정은 총비서 지시로 평양종합병원을 오는 10월 개원한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평양종합병원은 의료 장비와 기술 확보 난관으로 5년간 개원이 지연되다 최근 러시아 지원으로 개원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는 개원을 앞두고 북한 의사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의료센터에서 실습 교육을 받는 등 의료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평양심장병원 건립에도 재개의 희망이 커지고 있다.
병원이 계획대로 완공되면 북한 동포들에게 무료 심장병 치료의 혜택과 함께 현지에 상주할 남측 의료진과 원목을 통한 진료와 치유 목회 사역이 이어질 수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오는 10월 개원하는 평양종합병원 바로 옆에 공사가 멈춘 심장병원이 자리하고 있다”며 “평양종합병원 개원이 큰 이정표가 되는 만큼 이곳 역시 재개의 문이 열리길 간절히 기대한다. 향후 정부 및 북한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재개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