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 바라보는 최태원 SK회장 “세계시장서 이기는 소버린 AI 만들겠다”

입력 2025-08-19 00:15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김선희 SK 이사회 의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김용학 SK텔레콤 이사회 의장.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소버린(주권) 인공지능(AI)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버린 AI에 대한 여러 선택의 갈림길이 있지만 중요한 건 국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글로벌 전쟁이라는 사실”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소버린 AI를 우리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버린 AI는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 및 네트워크를 사용해 AI를 구축하는 역량으로,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내건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최 회장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 재편, 한국 기업의 해법 모색’을 주제로 열린 세션과 관련해선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전략적으로는 예측 가능하지만 전술적 관점에서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 주제로 온라인 기조연설을 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장기적 관점의 확산적 호혜주의에서 즉각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거래주의로 바뀌었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전술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혁신 기술 등을 토론하는 행사인 이천포럼은 2017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학계 및 업계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개회사에서 SK그룹의 ‘수펙스’ 정신이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사무실에 형광등을 하나씩 뺐던 회사가 AI 메모리 반도체 3세대 연속 시장 1위,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 세계 최초 HBM4 12단 샘플 공급 등을 달성했다”며 “SK의 원팀 정신과 과감한 투자,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HBM 신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2012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를 인수했고 SK하이닉스는 이듬해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