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시티 장악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스라엘 전역에서 열렸다.
BBC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에 시민 수만명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인질광장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휴전 촉구 시위의 상징이 된 곳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피해자를 대표하는 ‘10월협의회’와 ‘인질·실종자가족포럼’ 등 주최 측은 텔아비브에서 약 5만명, 이스라엘 전역에서 약 10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하마스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빈 유모차에 ‘어머니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문구가 적힌 노란색 팻말을 걸고 전쟁 종식을 호소했다. 일부 시위대는 론 더머 전략담당장관, 요아브 키시 교육장관, 니르 바르카트 경제산업장관 등 주요 각료들의 자택 앞에 모여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또 일부는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1번 국도 등 주요 고속도로에서 타이어를 쌓고 불을 붙여 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총파업도 전개됐다. 메타, 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 기업들이 파업 지지 뜻을 밝혔고 하이파 항구 노동자 등도 대열에 동참했다. 텔아비브대, 벤구리온대, 하이파대 등 주요 교육기관도 교직원과 학생의 파업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정부 회의에서 “하마스를 격퇴하지 않은 채 전쟁을 종식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하마스의 입장을 강화할 뿐”이라며 가자시티 점령 작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