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 인하는 언제쯤… 속 타는 한·일·EU

입력 2025-08-18 18:4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5월 재규어랜드로버 공장에서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영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0%로 내리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관세 인하가 현실화되지 않아 영국 철강업계는 미국 주문량 감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한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완화 후속 조치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의 경우 철강이 영국 내에서 용해·주조돼야 관세가 면제된다는 미국 조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철강업체 ‘타타스틸UK’는 지난해 고로 가동을 중단해 해당 조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특정 유럽 국가에서 수입된 철강이 영국에서 후속 처리되면 영국산으로 간주되는 예외 조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타타스틸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미 행정부가 업무 과부하 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EU와 한·일 등 자동차 강국 상황도 비슷하다. 이들 국가는 앞서 미국이 무역 합의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별도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아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힐데라르트 팔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장은 “EU·미국 무역 합의는 독일 자동차산업에 아무런 명확성이나 개선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발생한 비용이 수십억 유로에 달하고 계속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지난 15일 자동차 관세를 언급하며 “우리는 계속 피해를 보고 있다. 출혈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행정명령에 빨리 서명해 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대미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 상무부와 협의해 최대한 앞당기려 한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