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남북 간 평화 분위기 조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대북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인데 문제는 화답 여부다. 일방적 화해 정책 추진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그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바탕 위에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는 용기”라고 했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연설에서 한국을 일절 언급하지 않으며 무시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조치들을 “기만극”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다음날 경축사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 판문점 선언 등을 언급하며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면서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민간의 대북 사업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평양심장병원 공사 재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의료시설을 만들고 남측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한 사업인데 2010년 공정률 약 70%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급변하는 대외여건 속에서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하지만 북한 측의 화답이 없으면 빈말에 불과하다. 오히려 남남 갈등만 야기할 가능성도 있으니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 민간의 선의를 더 이상 깎아내리거나 왜곡하지 말고 대화 테이블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