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건소 의사 41% 급감… 지역 의료 붕괴 막아야

입력 2025-08-19 01:10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의사 수가 10년 새 4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없는 보건지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 안전망’이 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 선호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자원이 감소하고 지역 근무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지역 1차 의료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17일 보건복지부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 근무한 의사(한의사·치과의사 제외)는 1400명으로, 2014년 2386명과 비교해 41.3% 감소했다. 감소 폭은 시·군·구 단위에 있는 보건소보다 읍·면 단위에 설치되는 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서 더욱 가팔랐다. 보건소 근무 의사는 962명에서 627명으로 34.8% 감소한 반면, 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 근무한 의사는 1402명에서 773명으로 45.7%나 줄어들었다. 보건지소 227곳엔 의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건소장이 공석이거나, 한 명의 의사가 여러 보건소를 순회하며 진료하는 기형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의료 취약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보건소 의사의 급감은 공공 보건의 미래와 직결된 심각한 문제다. 감염병 예방, 만성질환 관리, 건강 증진 사업 등 보건소가 담당하는 역할은 지역사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의사 공백은 이러한 공공 보건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어촌 지역이나 소외 계층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공공 의료를 지탱하는 보건소 의사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 급여 체계 개선 등과 함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기회, 그리고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