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개편 로비? 금감원, 지난달 국회 100번 넘게 드나들어

입력 2025-08-17 18:45 수정 2025-08-17 23:32
연합뉴스

지난달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국회 의원회관을 100번 넘게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결론이 미뤄진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입장을 개진하려는 로비 차원의 방문이 줄을 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국회 사무처 등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한 금감원 직원은 105명에 달했다. 직전 6월(22명)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숫자다. 그전까지 금감원 직원의 의원회관 방문은 지난 4월 29명, 5월 14명 등으로 50명 미만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의원회관은 여야 국회의원 300명과 보좌진, 비서관 등 의정활동 주요 관계자들이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등에 참석하지 않을 때 머무르는 공간이다.

앞서 진행된 국정기획위원회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논의에서는 금감원 기존 업무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해 별도의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안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들은 소비자 보호 기능이 후퇴할 수 있다고 거세게 반발해 왔다.

같은 시기 한국은행 직원들의 국회 방문 역시 유사한 증가 패턴을 보였다. 지난 4월 6명, 5월 9명 등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한은 직원들의 의원회관 방문은 지난 6월 17명을 거쳐 지난달 41명까지 껑충 뛰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의원실 업무보고 및 인사청문회 관련 자료 제출 차원의 방문이었다”고 밝혔다.

금융조직 개편 논의는 지난 13일 발표된 국정위발 국정과제에서 빠지면서 잠정 보류된 상태다. 관련 논의는 이르면 다음 달 첫째 주로 예상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재차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