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띄운 ‘찬탄 후보 단일화’… 국힘 전대 막판 변수로 떠오른다

입력 2025-08-17 18:46 수정 2025-08-18 00:06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후보.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22일 열린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서 후보 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문수·장동혁 등 탄핵 반대파 후보들이 우세한 상황에서 조경태·안철수 후보의 ‘찬탄(탄핵 찬성)파 단일화’를 통한 막판 뒤집기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에 긍정적인 조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완강하게 선을 긋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청년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탄핵 찬성파 우재준·최우성 후보는 1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했다. 우 후보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대표 후보 간 단일화도 촉구했다.

당내 ‘반(反)극우 연대’의 주축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올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며 “상식적인 후보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최 후보의 단일화 회견 일정을 공유하면서 “청년들에게 배운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논의 배경에는 찬탄 후보들의 부진한 지지율이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기준)에서 김문수 후보가 지지율 31%로 가장 높았고, 장동혁·안철수 후보가 각각 14%, 조경태 후보가 8%를 기록했다.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진행하는데, 자칫하면 반탄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화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이 다르고 인적쇄신 등 구체적인 혁신 방법론에도 차이가 있어 연대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조 후보는 KBS 2차 TV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 후보가 함께 힘을 모아서 정통 보수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결선투표에 반드시 올라가서 승리하겠다. 조 후보가 생각하는 개혁을 제가 완수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당권 주자들은 TV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한 특검 수사에 대한 입장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조 후보는 장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 옹호세력이 우리 정통 보수당에 있으면 안 된다”며 “윤 전 대통령과 왜 절연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장 후보는 이에 대해 “계엄이 해제됐는데 ‘내란은 계속되고 있다’ ‘동조세력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정청래(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동일한 발언”이라며 “민주당한테 국민의힘을 해산해 달라고 가져다 바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