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 하반기 부진 이유는… 마무리 투수 난조

입력 2025-08-18 01:08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오른쪽 사진은 KIA 타이거즈 정해영.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지난해와 달리 마무리 투수 난조에 시달리며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가을야구 무대에 나설 수 있는 5강 경쟁을 이어가려면 지난 시즌 보여줬던 탄탄한 뒷문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KIA는 17일 경기를 앞두고 후반기 내내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클로저’ 정해영을 1군 엔트리에서 전격 말소했다.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했던 정해영은 전반기 41경기에서 23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평균자책점 3.2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전날까지 3세이브 수확에 그쳤고,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7.71에 달했다.

5위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53승4무5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를 4위로 마쳤으나 8위 삼성에 3경기 차로 쫓기며 살얼음판 순위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5,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선 이틀 연속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정해영은 15일 경기에서 5-4로 앞선 9회 말 등판했으나 동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튿날에도 3-2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순식간에 2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정해영은 지난해 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개나 기록 중이다.

올해 KIA는 붙박이 마무리가 흔들리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KIA는 정해영의 블론세이브로 지난달 22일 LG 트윈스전에서 패배한 뒤 7연패 늪에 빠지기도 했다. 후반기 승률은 4할(9위·8승 1무 12패)에 그치고 있다.

삼성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27개의 세이브를 챙긴 오승환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전문 마무리 투수 공백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올시즌 소방수로 낙점됐던 김재윤은 지난 4월까지 평균자책점 7.38로 무너졌다. 신예 이호성이 급하게 중책을 넘겨받았으나 세이브를 9개 쌓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6.6까지 치솟았다.

결국 삼성은 김재윤에게 다시 마무리 임무를 맡기고 있다. 적절한 마무리 투수를 발굴하지 못한 삼성의 후반기 승률은 0.417(7위·10승 14패)에 머물고 있다.

두 팀이 지난해 KBO리그에서 정상을 다퉜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뒷문이 있었다. 당시 KIA는 팀 세이브 44개로 전체 1위, 삼성은 41개로 두산과 공동 2위였다. 올 시즌 KIA는 팀 세이브 28개로 공동 5위, 삼성은 16개로 최하위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