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경기도 김포에서 ‘여기가’라는 임대주택 단지의 낙성식이 있었다. 3개동 28세대의 자그마한 곳이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찾아와 축하해 주었다. 중증 장애인과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 등을 위해 지은 특별한 집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휠체어는 물론 침대에 누운 채 살아야 하는 사지마비 장애인을 위해 설계된 집도 있었다. 단차는 없고 문은 넓고 곳곳에 안전 난간이 붙어 있었다. 앉거나 누워서도 창밖 경치를 훤히 내다볼 수 있도록 널따란 창문도 냈다. 어두운 방 안에 갇혀 살던 한을 풀어주려는 뜻이라 한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해서는 이렇게 특별한 설계가 필요하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모임방, 세탁실, 건강 관리실, 놀이터 등도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 개인위생, 보장구 등 신체 활동, 식사·청소 등 일상생활, 여가·교우 등 사회 참여를 돕는 주거 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주택의 유지, 보수 등도 도와주고 임대료, 공과금, 용돈 등 경제 활동도 관리해 준다.
정신장애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집들은 건축 구조가 특별하지는 않지만 주거 지원의 인적 서비스는 훨씬 더 면밀하게 제공해 줘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지원 주택은 우선 시설 장애인들의 ‘탈시설화’를 위해서 시도하고 있다. 지역 돌봄의 구성과 주거 공급이 부족한 현실이 이에 대해 열띤 찬반 논쟁을 촉발했다. 그러나 최대한 이른 시일에 당사자와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탈시설화의 조건을 만들어야 함은 자명하다.
한편 지원 주택은 ‘탈가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증 장애인도 성인이 되면 당연히 부모와 떨어져 살고 싶어진다. 부모로서도 장애인 자녀가 독립해 살 수 있으면 큰 부담을 덜 수 있다. 그 조건이 바로 잘 설계돼 있으면서 곰살궂은 주거지원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다.
‘심한 장애인’은 2023년 97만8634명(등록 장애인의 37%)이고 시설에 들어있는 장애인의 수는 2만5886명인데 대부분 심한 장애인이다. 장애인 지원 주택에 대한 사고가 아직은 시설 장애인에 국한돼 있지만 집에 있는 신체적, 정신적 중증 장애인들도 지원 주택으로 독립시킬 구상을 하여 10만~20만호라도 마련된다면 장애인의 삶에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는 약 640호 정도가 공급된 것으로 추계된다.
(재)돌봄과 미래,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