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권 통제하는 트럼프… 워싱턴DC에 ‘비상 경찰청장’ 임명

입력 2025-08-15 18:53 수정 2025-08-15 23:58
미국 워싱턴DC의 유니언역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주방위군 소속 병력이 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워싱턴DC의 범죄 확산을 이유로 연방수사국(FBI), 주방위군 등 연방정부 법 집행기관을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의 경찰 지휘권을 접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치안상태를 문제 삼으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워싱턴DC 내 노숙자 텐트촌 철거 작업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팸 본디 법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테리 콜 마약단속국(DEA) 국장을 워싱턴DC의 ‘비상 경찰청장’으로 임명했다. 워싱턴DC 경찰청은 민주당 소속의 뮤리엘 바우저 시장이 임명한 파멜라 스미스 청장이 이끌고 있다. 이제 워싱턴DC 경찰청은 비상 경찰청장인 콜 국장의 지휘하에 놓이게 된다.

워싱턴DC 경찰청의 이민 단속 정책도 폐지된다. 워싱턴DC는 뮤리엘 시장의 방침에 맞춰 체류 자격과 관련해 이민자를 체포하는 것에 협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연방정부의 지침에 따라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 본디 장관은 “향후 워싱턴 경찰청의 모든 법 집행은 콜 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숙촌 철거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노숙자들은 즉시 떠나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겠지만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될 것”이라고 썼다. 다른 글에서는 “워싱턴은 텐트, 불결함, 범죄가 생기기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였다. 곧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워싱턴 경찰국을 직접 통제 하에 두고 800명 규모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 8일부터 미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이민세관단속국(ICE), DEA 등 12개 기관 요원이 워싱턴에 배치됐다. 또 방위군 800명이 워싱턴DC의 각종 기념물 경비와 순찰 활동에 동원됐다.

시내 유흥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지자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13일 밤 45명이 체포됐고, 이 중 29명은 불법 체류 혐의였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질서가 회복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주방위군이 수도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숙자 텐트촌에서 생활하던 노숙자 일부는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짐을 싸서 떠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60대 노숙자 윌리엄 윌슨은 WP에 “대통령이 같이 여기서 며칠 지내보면 좋겠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고 여긴 가족 같은 공동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