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는 유관순’ 524만뷰… “AI로 독립운동가 복원, 뜨거운 반응에 놀랐죠”

입력 2025-08-15 00:05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고 복원하는 게 목표입니다.”

유튜브 채널 ‘AI 기억복원소’에서는 오래된 사진 속 독립운동가들이 눈을 깜박이고 있다. 고문을 받아 부은 얼굴 대신 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식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세상을 뜬 독립운동가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다시 살아 숨 쉬는 듯한 순간이 담겨있다.

AI 기억복원소를 운영하는 정성훈(34)씨는 14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처음엔 기술력을 보여주려고 시작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복원하면 의미 있을 것 같아 제작에 나섰다”며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복원을)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채널은 지난 3월 안중근 의사의 쇼츠 영상을 시작으로 독립운동가의 생생한 모습을 영상으로 복원했다. 현재 구독자는 4만7000명이다. 10대의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에서 활짝 웃으며 뛰어나오는 쇼츠(사진)는 조회 수 524만회에 달한다.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 한 끼를 담은 영상은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 반응은 “덕분에 오늘을 누리고 산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을 했다니 눈물이 난다” 등이었다.

정씨는 구독자의 요청으로 복원할 독립운동가를 선정한다. 공을 들이는 부분은 영상을 만들기 전 자료 조사다. 짧게는 5~6시간, 길게는 하루를 꼬박 쏟아부어 역사 기록을 찾고 한국독립운동정보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검증한 뒤 제작에 들어간다.

영상 제작은 단순히 AI 프로그램에 사진을 넣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정씨는 “AI가 사진을 잘 인식하도록 전후 처리, 프롬프트 입력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며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일 외에도 평소에 사진과 영상을 복원하는 작업을 한다.

정씨는 잊힌 여성 독립운동가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여성들이 큰 업적을 남겼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재조명을 통해 그들의 헌신을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