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출신 최고위원을 뽑는다. 평당원이 당 핵심 의사결정에 참여토록 보장하는 것으로, 정청래 대표의 공약인 ‘당원주권정당 강화’가 본격 닻을 올리게 된다. 다만 당 안팎에선 평당원 출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 준비단장을 맡은 장경태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20일까지 후보자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에서 약속드린 대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지 8일 만, 지난 2일 전당대회 연설 당시 지명직 최고위원 몫 2명 중 1명은 평당원에서 뽑겠다고 공약한 지 약 2주 만이다.
평당원 최고위원은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 당원 배심원단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 3~5인을 선출한다. 다음 달 3일 온라인토론회 및 합동연설회 이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4일 최종 선발된다.
당 안팎에선 평당원의 최고위원회 진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원내 초선 의원은 “경상도 지역 최고위원이 지명직으로 올라오면 소외지역인 경상도 얘기를 많이 하듯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역할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엔 “통상 공식 전당대회를 통해 뽑히지 않은 최고위원은 발언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한 다른 민주당 의원은 “당원주권정당의 방향성은 좋지만 극성 당원 목소리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당원의 실질적인 정치 주체로서의 능력 함양 없이 목소리 확대만 외쳐서는 안 된다”며 “소수의 극단적인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당원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도 “비례대표 선출과 똑같은 수준으로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며 선출 과정에서 평당원 최고위원의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