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틀린 분석가 바꿔라” 압박에도 골드만삭스 “미 소비자 관세 부담 늘 것”

입력 2025-08-14 18: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관세정책 분석을 비판하며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라고 공개 압박했지만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에 타격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며 기존 분석을 수정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3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우리 분석 결과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최근 부과된 관세들이 2월에 부과된 초기 관세와 유사한 흐름을 따른다면 소비자들이 비용 상승분의 3분의 2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란은 지난 10일 골드만삭스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엘시 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가 관세 비용의 22%를 부담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67%까지 부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불렀다. 트럼프는 새로운 관세정책으로 수조 달러가 흘러들어오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비용은 미국 소비자가 아닌 외국 정부가 대부분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지 못할 거면 차라리 (솔로몬의 취미인) DJ 활동에나 전념하라”고 조롱했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수입품 의존도에 따라 기업에 미치는 관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보호받는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해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